중국 디이치처(FAW), 토종 자동차 브랜드의 글로벌화에 명운을 걸다
□ 길림성, 중국 자동차 산업의 요람
ㅇ 신중국 성립 직후인 1953년에 중국 정부는 길림성 창춘에 중국 최초의 자동차 생산공장 설립에 착수함. 모택동 주석은 이를 ‘제일기차제조창(第一汽车製造厰, FAW – First Automobile Warehouse)’이라고 명명함.
중국 최초의 트럭 지에팡(解放)
자료: 인민주간망(人民周刊网)
ㅇ 1956년 제일기차제조창 준공 이후 첫 번째로 지에팡(解放)트럭이 생산됐고 1958년에는 중국 최초의 승용차 모델인 ‘동펑(東風, 일반형 승용차)’과 ‘홍치(紅旗, 고급형 승용차)’가 생산됨. 특히 홍치는 현재까지도 중국 외교부의 국빈용 자동차로 지정돼 있음.
중국 최초의 고급 승용차 홍치
자료: baidu.com
ㅇ 제일기차제조창은 트럭 생산에서 시작해 승용차 및 버스 등으로 생산품목을 확대했고 폭스바겐, 도요타 등 외국 기업들과의 합자통해 선진기술을 도입하면서 중국 자동차산업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함.
– 오늘날의 ‘중국제일기차그룹'(中国第一汽车集团有限公司, China FAW Group Corporation, 이하 ‘디이치처(第一汽车)’ 혹은 ‘이치(一汽)’)은 산하에 합자 승용차 기업, 로컬브랜드 승용차 기업, 트럭생산 기업, 자동차 핵심부품 생산기업 등 수많은 기업을 거느리고 있는 거대기업임.
· 2018년 기준 디이치처는 총 342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는데, 이는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12.3%를 차지함.
□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도시 창춘(長春)
ㅇ 디이치처의 본사가 소재한 창춘은 이와 같은 디이치처의 성장과 함께 발전해왔는데 이 때문에 창춘시는 중국에서 ‘자동차 도시’라는 별칭을 가지게 됨.
– 창춘시에는 디이치처의 본사 및 주요 생산 공장이 소재하고 있고 이치 생산 공장을 중심으로 약 1200개에 달하는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밀집해 있음. 창춘시의 GDP 중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ㅇ 2018년 기준 창춘시의 자동차 총 생산량은 약 277만 대를 기록함. 이는 중국 전체 생산량의 약 10%에 달하며, 도시별 자동차 생산량 기준으로는 상하이와 광저우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함.
· 2018년 기준 중국 주요 도시 자동차 생산량은 광저우(196만5000대), 상하이(291만3000대, 2017년 기준), 창춘(276만8000대), 류저우(245만8000대, 2017년 기준), 충칭(205만4000대)(자료: 각 도시 통계국, 상하이 및 류저우는 2017년 생산량 기준)
ㅇ 디이치처는 창춘에서 이치-폴크스바겐, 이치-도요타, 이치승용차 등 3개의 산하 기업의 총 6개의 승용차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트럭 생산기업인 이치지에팡(解放) 또한 창춘에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음.
– 폴크스바겐, 도요타 등과 합자한 생산공장에서는 폴크스바겐, 아우디, 도요타 등의 주요 승용차 모델을 생산하고 있음. 또한 이치승용차유한회사의 경우 마쯔다(위탁생산), 번텅(奔腾, 이치 자체 브랜드), 홍치(红旗, 이치 자체 브랜드) 등의 브랜드로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음.
창춘 소재 주요 완성차 생산 공장
연번 |
회사명 |
생산차종 |
합자 구분 |
비고 |
1 |
이치승용차유한회사 (一汽轿车股份有限公司) |
승용차 |
내자(디이치처) |
마쓰다, 번텅, 홍치 |
2 |
이치폴크스바겐자동차유한회사 (一汽-大众汽车有限公司) |
승용차 |
합자 |
폴크스바겐, 아우디 |
3 |
스촨이치도요타자동차유한회사 창춘 도요타SUV (四川一汽丰田汽车有限公司长春丰越公司) |
승용차 |
합자 |
도요타(승용차, SUV, 중형버스) |
4 |
이치지에팡자동차유한회사 (一汽解放汽车有限公司) |
상용차 |
내자(디이치처) |
트럭 |
자료: qiye.chinacar.com.cn, KOTRA 창춘 무역관 재정리
ㅇ 한편, 창춘에는 완성차 생산기업들과 협력관계에 있는 Tier1 기업들도 창춘에서 생산공장이나 물류기지, 영업소 등을 운영함.
– 주요 외국계 Tier 1 기업으로는 이치-폴크스바겐 협력사인 콘티넨탈, 보쉬, 발레오, 폴크스바겐이치플랫폼부품, 덴소, Nitgo(尼特固), 금호타이어 등이 있음.
– 내자기업 중 Tier 1급 기업으로는 이치주조(一汽铸造), 이치쓰환(一汽四环), 이치변속기(一汽变速箱), 푸오(富奥)샤시, 창춘이치푸웨이(富维), 상하이GKN(纳铁福)전동축, 창춘이치푸천Lear(李尔), 창춘싼요우(三友) 등이 있음.
□ 디이치처의 완성차 생산 및 승용차 판매
ㅇ 디이치처는 현재 중국의 동북·화북·서남·화남·화동 등 5대 권역별로 생산기지를 구축해 자동차 R&D, 완성차 생산, 부품공급, 판매, 자동차 금융, AS, 자동차 무역에 이르는 산업체인을 구축하고 있음.
Fourtune 500대 기업 중 중국 자동차 기업 순위(2019년)
(단위: 억 달러, %)
구분 |
2019년도 순위 |
2018년도 순위 |
매출액 |
증감률 |
영업이익 |
증감률 |
상하이치처 |
39 |
36 |
1,363.9 |
5.9 |
54.4 |
6.9 |
동펑치처 |
82 |
65 |
909.3 |
-2.5 |
16.0 |
14.3 |
디이치처 |
87 |
125 |
898.1 |
29.2 |
26.6 |
-6.8 |
베이징치처 |
129 |
124 |
726.8 |
4.4 |
11.0 |
-29.4 |
광저우치처 |
189 |
202 |
550.4 |
9.4 |
8.9 |
-10.5 |
지리치처 |
220 |
267 |
496.7 |
20.6 |
19.7 |
8.2 |
자료: SINA자동차(新浪汽车)
ㅇ 2018년 기준 디이치처의 전체 완성차 생산량은 약 342만 대를 기록함. 전체 완성차 생산량에서 합자브랜드의 비중은 80.7%에 달함.
디이치처 산하기업별 완성차 판매현황
(단위: 만 대, %)
구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1~6월 |
비중(2019) |
이치폴크스바겐 |
187 |
196 |
204 |
87 |
54.7 |
이치도요타 |
65 |
69 |
72 |
38 |
23.9 |
이치승용차 |
19 |
24 |
21 |
9 |
5.7 |
이치지에팡(상용차) |
20 |
29 |
31 |
21 |
13.2 |
기타 |
19 |
17 |
14 |
5 |
3.1 |
합계 |
310 |
335 |
342 |
159 |
100 |
자료: KOTRA 창춘 무역관 보유자료
ㅇ 승용차의 경우 2018년도 연간 판매량은 총 308만 대를 기록했는데, 이 중 폴크스바겐 및 도요타 합자기업의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하고 있음.
디이치처 산하기업별 승용차 판매현황
(단위: 만 대, %)
브랜드 |
공장 소재지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1-6월 |
비중 |
이치폴크스바겐 |
창춘, 청뚜, 칭다오, 포우샨 |
187.2 |
195.7 |
203.7 |
87 |
63 |
이치도요타 |
창춘, 텐진, 청뚜 |
64.5 |
69.3 |
72.3 |
38 |
27.5 |
이치홍치공장 |
창춘 |
0.4 |
0.5 |
3.3 |
3.3 |
2.4 |
이치승용차 |
창춘 |
19.3 |
24 |
20.5 |
8.7 |
6.3 |
이치샤리 |
텐진 |
3.8 |
2.7 |
1.9 |
0.4 |
0.3 |
이치지린치처 |
지린 |
5 |
6.8 |
4 |
0.5 |
0.4 |
이치하이마 |
하이커우 |
6.3 |
4.2 |
2.5 |
0.2 |
0.1 |
합계 |
286.6 |
303.2 |
308.1 |
138 |
100.0 |
자료: KOTRA 창춘 무역관 보유자료
ㅇ 2019년도 중국 내 승용차 모델별 판매 현황을 보면 세단형 승용차 부문에서 디이치처 그룹의 모델들이 판매순위 상위에 다수 포진하고 있는데 비해 SUV, MPV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남.
– 또한 합자 브랜드 모델들의 판매 호조에 비해 디이치처 자체 브랜드 차량의 판매는 다소 부진한 상황임. 최근 들어 중국 중산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SUV의 경우 창청치처, 지리치처 등 로컬브랜드 모델들이 각기 최대 판매 모델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음.
중국 승용차 모델별 판매순위(2019년 1~5월)
순위 |
브랜드 |
회사 |
판매량(만 대) |
1 |
Lavida(朗逸) |
상하이폴크스바겐 |
21.6 |
2 |
Bluebird(轩逸) |
동펑닛산 |
17.8 |
3 |
Corolla(卡罗拉) |
이치도요타 |
14.9 |
4 |
Excelle(英朗) |
상하이GM |
12.7 |
5 |
Bora(宝来) |
이치폴크스바겐 |
11 |
6 |
Sagitar(速腾) |
이치폴크스바겐 |
9.7 |
7 |
Santana(桑塔纳) |
상하이폴크스바겐 |
9.6 |
8 |
Emgrand(帝豪, 띠호우) |
지리 |
9.4 |
9 |
Accord(雅阁) |
광저우치처혼다 |
9.2 |
10 |
Jetta(捷达) |
이치폴크스바겐 |
9.2 |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중국 SUV 모델별 판매순위(2019년 1-5월)
순위 |
브랜드 |
회사 |
판매량(만 대) |
1 |
Harvard H6 하발 |
창청치처 |
15.6 |
2 |
버웨(博越) |
지리치처 |
9.6 |
3 |
Tiguan(途观) |
상하이폴크스바겐 |
8.8 |
4 |
치쥔 (奇骏) |
동펑닛산 |
8.3 |
5 |
혼다CRV |
동펑혼다 |
7.1 |
6 |
IX35 |
베이징현대 |
6.7 |
7 |
바오쥔510(宝骏) |
상하이GM Wuling |
6.5 |
8 |
Qashqai(逍客, 쑈커) |
동펑닛산 |
6.2 |
9 |
혼다 XRV |
동펑혼다 |
6.1 |
10 |
RAV4 |
이치도요타 |
6.1 |
중국 MPV 모델별 판매순위(2019년 1-5월)
순위 |
브랜드 |
회사 |
판매량(만 대) |
1 |
우링훙광(五菱宏光) |
상하이GM Wuling |
16.1 |
2 |
GL8(뷰익) |
상하이GM |
5.1 |
3 |
바오쥔730(宝骏) |
상하이GM Wuling |
3.8 |
4 |
송(宋)MAX |
BYD |
3.1 |
5 |
바오쥔360(宝骏) |
상하이GM Wuling |
3 |
6 |
링쯔(菱智) |
동펑 |
2.7 |
7 |
오더싸이(奥德赛) |
동펑혼다 |
1.6 |
8 |
촨치GM6(传旗) |
광저우치처 |
1.5 |
9 |
GL6(뷰익) |
상하이GM |
1.4 |
10 |
HONOR(欧诺) |
창안치차 |
1.3 |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
□ 2019년도 시장현황
ㅇ 2018년 들어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자동차산업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음. 경기 하락과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2018년 5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통계 집계 이후 최초로 감소세를 기록함. 2019년 6월부터는 일반 승용차의 판매량은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상용차 부분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
ㅇ 디이치처그룹은 2017년 창안치처 CEO 출신의 쉬리우핑(徐留平)을 회장(동사장)으로 영입해 국영기업의 색채를 지우고 경영혁신을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음.
– 쉬리우핑 동사장은 창안치처에서 CEO로 10년간 재직하면서 지방 국유기업에 불과했던 창안치처를 전국 규모의 대기업으로 발전시킨 경력을 가지고 있음.
– 디이치처 회장으로 취임한 쉬리우핑은 ‘831 전략’을 선언하고 인적 역량 강화, 비용 절감,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을 통해 디이치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음.
– 구체적으로는 자체 고급승용차 브랜드인 홍치와 중국 최고의 트럭 브랜드인 지에팡을 각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번텅(奔腾)은 중국 로컬 브랜드 중에서 최상위권에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음.
· 디이치처의 ‘831 전략’의 핵심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8년 동안 경제 규모, 가치창조, 평균소득 등 3개 부문을 2017년 대비 1배 이상 향상시키는 것임.
ㅇ 디이치처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2019년 1~11월 중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10%가량 감소했는데 디이치처의 경우 판매량 하락폭이 1.7%으로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함.
– 특히 디이치처의 핵심 자체 브랜드인 홍치의 경우 2017년 5000대에서 2018년 3만3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2019년에는 10만 대를 넘어섬. 또한 향후에도 지속적인 고급화 및 차별화 전략을 통해 2020년에는 20만 대, 2022년에는 40만 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음.
□ 전망 및 시사점
ㅇ 중국 승용차연합회에 따르면 중앙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2020년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다소 우세한 상황임.
– 중국 정부는 2019년 4월부로 소비 진작을 위해 제조업부문의 증치세(한국의 부가가치세에 해당)를 당초 16%에서 13%로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는데, 이는 자동차 판매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효과를 보임.
– 또한 지난 11월 15일 중국 국가발전과개혁위원회는 언론 브리핑을 통해 현재 시행 중인 자동차 판매제한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연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바 있음. 현재 주요 도시들에서 시행 중인 자동차 구매제한조치의 경우 일부 도시들에서 제한이 완화됐거나 완화를 검토하고 있음.
· 중국 주요 도시들은 현재 급증하는 자동차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 번호판 발급 제한 및 추첨제, 차량운행 요일제, 외지 등록 차량의 시내 진입 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음.
· 광저우시는 2018년부터 월간 자동차 번호판 발급 규모를 종전 대비 50% 증가한 1만5000대로 확대 시행 중이며, 선전시 역시 2019년과 2020년에 걸쳐 매년 4만 대분(종전 대비 50% 증가)의 번호판을 추가로 발급한다고 발표한바 있음.
ㅇ 2020년의 중국 자동차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고품질’과 ‘신에너지’로 압축될 수 있음. 특히 신에너지 자동차의 경우 판매량이 160만~200만 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됨.(2018년 신에너지차량 판매량은 125만6000대)
ㅇ 디이치처 역시 자체 브랜드인 홍치와 번텅의 브랜드 가치 향상 및 판매량 확대를 위해 야심차게 노력하고 있는 만큼 신기술 및 신에너지 관련 부품의 신규 도입 수요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
자료: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 중상산업연구원, SINA자동차(新浪汽车), 서우후닷컴(搜狐, www.sohu.com), 제일기차 관계자 인터뷰, KOTRA 창춘 무역관 자료 종합